「빛고을」서 흘린 눈물

1996.10.23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을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마태복음５：11-12）

지난 17일 전남여전도회임원 수련회 강사로 처음 광주를 방문하게 되었다. 전남여전도회 임금옥 권사님을 통해 6년 가까이 강의 초청을 받았지만 대구가 고향인 필자는 광주민주항쟁을 무자비하게 진압한 책임자들과 동향이라는 사실 때문에 오래 망설였었다.
광주를 방문하던 날 새벽, 하나님께서 모든 두려움을 물리쳐주셨다. 군사집권 아래 우상을 섬기던 대통령들이 한국 땅을 유린할 때 많은 도시들은 간헐적 소리를 낼 뿐이었으나 광주만은 끝까지 그 집권의 불법과 불의를 외치며 모든 핍박과 소외를 감내했던 것을 깨닫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수십 년을 애통해하며 인내해온 광주 성도들의 준비된 마음 위에 크고 놀라운 성령으로 기름을 부으사 교회 역사에 빛나는 아름다운 이름을 주실 것을 말씀해 주셨다.
광주에는 「빛고을」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수많은 교회 십자가들이 우뚝 솟아 있었다. ５·１８묘역이 광주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이라는 임권사님의 말을 들으며 의를 위해 피 흘렸던 청년들의 기억이 너무도 새로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강의를 통해 손양원 목사님과 광주에서 목회하셨던 이기풍 목사님의 순교전통에 서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붙들고 불의에 대항했던 호남 성도들 위에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기름을 부으실 것이라고 전했다.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예술적 향취가 가득한 금남로를 지나면서 그 아름다운 거리를 짓밟았던 발길들이 불의했음을 다시 한번 가슴 아프게 느꼈다.
전남여전도회 임원들과 가진 만남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전라도와 경상도 사이에 사단이 심어 놓은 증오의 씨앗과 남북한의 갈라진 틈을 평강의 주님께서 보혈의 능력으로 없애주시어 이 민족이 진정 하나 되게 해주시길 기도드린다.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수석부회장 김정주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