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출애굽기 37장, 잠언 13장, 요한복음 16장, 에베소서 6장

하나님께서 때를 정하시고 사람을 시간 속에 두신다. 하나님의 때를 알고 기다리는 성도는 그 때를 위해 현재의 시간 동안 바르게 준비하고, 그 때를 바르게 맞이한다.

성막 건축이 계속 진행되었다. 지성소에 들어간 언약궤와 속죄소, 그리고 성소에 들어갈 진설병상과 등잔대, 그리고 분향단을 만들었다. 성경은 각 물건들에 대해 매우 간단히 기록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 틀림없다. 성막 물건과 기구들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 일에 전념하는 동안 다른 모든 사람들은 그저 호렙산에 머물며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기다려야 했다. 모세가 산에 올라가 내려오는 동안을 기다리지 못하고 금송아지를 만들었던 그들이 일 년이라는 긴 시간을 견딘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들의 마음은 벌써 가나안에 들어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야 비로소 그 땅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미 아브라함에게 출애굽에 대해 약속하셨지만(창 15:13-16), 그 약속을 이루시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구원해 내셨지만, 가나안에 실제로 들어가는 때도 하나님의 손에 있었다. 그 때를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고 조급할 수 있으나 이스라엘은 믿음으로 기다려야 했고, 지금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두려움으로 성막을 건축해야 했다. 

잠언은 또 다시 두 부류의 사람들을 대조시킨다. 지혜로운 자, 입을 지키는 자, 부지런한 자 등에게는 상급이 있다. 풍족함, 선한 보응, 양식, 재물, 포식, 생명나무, 생명의 샘 등이 찾아온다. 반면에 미련한 자, 떠벌리는 자, 게으른 자, 악인 등에게는 강포, 가난함, 어두움, 패망이 찾아온다. 무엇이 이들의 삶을 다르게 할까? 그들은 “때”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응하실 때에 대한 인식이 없는 무지하고 어리석은 자들은 ‘오늘’의 정욕을 제어하지 않고 마음껏 즐기고 누린다. 그들은 오늘만 산다. 하나님의 신비에 감추어져 있는 내일을 보지 못한다. 심지어 그들이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악에서 떠나가기를 싫어한다”(13절). 반면에 하나님께서 보상하실 때에 대한 인식이 있는 지혜로운 자들은 현재에 신중하고 주의하며, 아픔을 참고 시련을 견딘다. 그들은 그때와 영원에 대한 소망이 있으므로 오늘 두려움으로 산다. 물론 소망이 더디 이루어지면 그것이 마음을 상하게도 한다. 그러나 소원이 성취되면 마음이 달게 될 것이다. 생명나무와 생명의 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때”에 대해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현재 예수님과 함께 지내는 것이 마냥 좋았고, 그 교제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몇 가지 때를 말씀하시면서 그들을 준비시켰다. 첫째로, 이제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가 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제자들은 근심하고 곡하고 애통하는 반면,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제자들은 그 때가 해산의 고통의 때임을 알아야 했다. 둘째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는 때가 찾아올 것이다. 그 때에 제자들은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빼앗을 자가 없을 것이다. 셋째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천하시고 제자들만 세상에 남겨두실 때가 찾아올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사람들이 제자들을 출교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요한복음 16장 처음과 마지막에서 제자들에게 그 때를 준비하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에게 위로와 확신을 주셨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사도 바울은 에베소교회에 보내는 편지 초반에서 교회의 영광스러움에 대해 말했다. 그 영광은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미 이루신 은혜의 사역 때문에 얻은 영광이다. 교회는 그 영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되 무엇보다 교회의 하나 됨을 힘써 지켜야 한다. 성도들이 각기 은사대로 주의 몸 된 ‘하나의’ 교회를 세우기 위해 애써야 하고, 모두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서로 복종해야 한다. 그런데 사탄은 교회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교회의 영광을 훼손하려 할 것이고, 교회의 하나 됨을 깨뜨리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바울은 편지의 마지막에서 사탄과의 싸움을 준비시키면서 전신갑주와 기도에 대한 권면을 한다. 진리로 허리띠를 띠고, 의의 호심경을 붙이고, 평안의 복음이 준비한 것으로 신을 신고, 믿음의 방패로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를 쓰고, 하나님의 말씀인 성령의 검을 손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성령 안에서 기도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교회와 사탄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교회는 그 때를 소망하면서 이 싸움을 하고, 교회의 영광스러움과 하나 됨을 지켜야 한다. 

하나님의 때가 언제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하나님의 때가 너무 더디게 온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처한 때가 너무 아프고 괴로운 때가 있다. 그러나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변함없이 일하신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하신다. 그리고 반드시 이루신다. 그러므로 성도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그 때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자기가 살고 있는 때, 곧 현재에 맡겨진 일을 힘써 하고 치열한 영적 싸움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