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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흡연 제한에 관한 법률의 역사 2

한동수 | 2014.06.01 22:57 | 조회 2075

이번 주에는 해방 이후에 대한민국의 음주, 흡연 제한에 관한 법률의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제강점기에 제정되었던 법률들은 모두 일본의 법들이었기 때문에 해방과 함께 모두 무효가 되어 대한민국에는 새로운 법령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일제강점기에 금주, 금연 운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친 기관이 절제회를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이었는데, 해방이후에도 그 흐름은 변치 않았다.

 

첫째, 1948 9월에 가장 먼저 전국절제위원회는 청소년 발육을 위하여 발육기에 있는 청소년에 대해, 즉 미성년자에 대해 음주, 흡연에 대한 금지법령을 정식으로 공포하여 달라고 사회장관에게 건의하였다.

 

둘째, 이 건의와 함께 정부는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을 준비하였지만, 그 법이 시행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정부가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은 일제 강점기에 제정된 법률을 수정해서 시행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1958 7 3일 오후, 민의원내무위원회는 [미성년자 끽연, 음주 금지법안]을 약간 수정하여 통과시켰다. 전문 7조 부칙으로 되어 있는 이 법안은 만25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끽연 또는 음주를 하였을 때는 과료에 처하고 친권자 혹은 친권대리자가 미성년자의 끽연 또는 음주를 묵인하였을 때에도 역시 과료처분을 하게 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그 제한 연령이 25세였다는 것이다. 이 때만 해도 흡연 및 음주 제한에 관한 법률이 광범위한 연령의 청소년 및 청년들을 보호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그 후에 정부는 이 법령을 폐지하고 대한민국 고유의 법률을 제정하게 되는데,

1961 12 13일 오후, 법률 제83호로 [미성년자보호법]을 공포하였다. 전문 7조 및 부칙으로 된 동법은 미성년자가 흡연하거나 음주할 것을 알고 연초나 주류를 판매하는 영업자는 3월 이하의 징역, 5만환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의 공포로 일제때부터 칙령제 145호로 시행되어 오던 [미성년자 끽연금지법 및 미성년자 음주 금지법을 조선에서 시행하는 건]은 폐지되었다.

[미성년자보호법]의 구체적인 항목은 다음과 같았다.

n  영업자의 의무(4) – 영업자 및 고용인은 미성년자에게 그가 끽용 또는 음용할 것을 알고 이를 판매하거나 공여해서는 안 되며,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는 흥행장, 유흥접객소, 숙박소, 유원지 등의 영업자는 미성년자를 출입시켜서는 안 된다.

n  연초, 주류와 기구의 처분(5) – 미성년자가 끽용 또는 음용할 목적으로 소유하거나 소지하는 연초, 주류 또는 그 기구는 행정처분으로써 몰수하거나 폐기, 기타 적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n  벌칙(7) – 전기 영업자의 의무(4,5)에 위반한 자는 3월 이하의 징역, 5만환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n  시행 동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

 

이 법은 1979 12, 1991 3, 1995 12월 부로 개정을 거듭하다가, 1999 2 5 [청소년보호법]이 제정되자 미성년자보호법은 폐지되고 청소년보호법으로 대체되었다(법률 제5817).  [청소년보호법]은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넷째, [미성년자보호법] [청소년보호법]으로 대체되는 기간 동안 대한민국에는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법률도 마련되기 시작했다.

 

먼저, 기록에 의하면1994 7월 현재 전국 고교 3학년 학생 1백 명 중 42명이 흡연을 하고 있으며, 담배자판기는 88년 도입당시 30대에 불과하던 것이 7월말 현재 16,050대로 5 35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미성년자의 흡연에 관한 제한 규정을 마련하고, 자판기를 통한 담배 판매를 규율하는 법안을 마련하기에 이른다.

 

다섯째, 정부는 1995 7 1일에 드디어 [국민건강증진법]이 발효되는데, 이 법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할 수 없게 하고, 97년부터는 담배 자판기 판매도 금지하는 것으로 했다. 또한 주류제조업자나 수입업자도 술을 담은 용기에 [과다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는 경고문구를 표시하도록 했다.

현재 담배값 옆면에 표시한 경고한 문구를 담배값의 뒷면에도 각각 표시하여 흡연의 유해성을 강조하도록 했다.

20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담배를 팔거나, 2 6개월 후에 자판기를 통해 담배를 판매하다가 적발되면

담배와 술을 제조하거나 수입판매하는 업자가 경고문구 부착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백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여섯째,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된 지 불과 일년 만인 1996 10월에 정부는 금주와 금연의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추려는 시도를 한다. 그런데 그 이유가 매우 황당했다.

1996 10 15일 동아일보에 실린 어느 칼럼에서 금연운동협의회 총무부장 송해영은 다음과 같은 논평을 한다.

 

정부가 20세 미만의 음주와 흡연을 금지한 [미성년자보호법]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을 개정, 빠르면 내년부터 18, 19세의 미성년자에게도 법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정부의 개정방침이 나온 배경을 보면 상당히 의아하다. 미성년 대학생과 근로청소년의 외모나 행동 양식이 성인과 구별되지 않아 단속이 곤란하고 단속과정에 비리가 생겨날 우려가 있다는 얘기인데 말이 되는가?

흡연과 음주가 청소년 건강에 미칠 위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행정편의 위주의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선진국에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담배를 [습관성 약물]로 선포하며 청소년을 담배의 위해로부터 보호하려 애쓰는 실정이다. 현실적인 단속의 어려움 등 사소한 이유를 들어 흡연 허용 연령을 낮춘다면 결국 정부가 앞장서 국민건강을 파괴하겠다는 얘기나 다름 없다.

흡연이 건강을 해친다는 건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도 담배는 오래 많이 일찍 피울수록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아지며 사회적, 정서적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흡연시작 연령은 절대적이다. 16세 전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20세 이후 시작한 사람에 비해 10배 이상의 피해를 볼 정도로 차이가 뚜렷하다. 아직 세포나 조직이 완숙되지 않아 연약한 연령이기 때문이다. 또 니코틴 중독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흡연량도 많아진다. 결국은 활동기에 치명적인 질환을 초래하게 되므로 10대의 금연은 더욱 중요하다.

 

최근 10대 학생들의 흡연율이 갈수록 높아져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청소년 흡연을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도 우려된다.

과거와 달리 청소년의 흡연을 적극 말리는 부모 교사 어른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데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담배를 피운다는 청소년의 주장을 이해하려는 잘못된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담배 소매상과 자동판매기가 늘어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값도 세계가 놀랄 정도로 저렴하다. 이런 상황에서 법적인 흡연 허용 연령까지 낮춘다면 결과는 뻔히 보인다.

 

법적 행정적 규제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해결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지 아예 포기해서야 되겠는가. 청소년에 대한 담배 판매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계도하고 협조를 구해 미성년자의 흡연을 자발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하자.

아울러 사회적인 금연 분위기를 조성해 청소년들 스스로 담배를 멀리 하도록 유도해야 마땅하다.”

 

일곱째, 이러한 사회적 반론과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97 8 28, 대통령 자문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는 1998년부터 음주,흡연 및 유흥업소 출입금지 연령과 유흥업소 접객원으로 고용할 수 없는 연령을 현행 20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낮추기로 하는 [미성년자 음주, 흡연 연령 조정방안]을 발표했다.

행정쇄신위원회는 20세 미만인 사람의 음주, 흡연 및 유흥업소 출입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는 업주를 처벌하도록 한 현행 미성년자보호법과 풍속영업규제법 등이 20세 미만의 대학생과 근로청소년이 음주, 흡연을 하고 유흥업소를 출입하는 현실과 동떨어질 뿐 아니라, 관련 공부원들이 이 법률을 근거로 한 단속을 빌미로 부조리를 저지르고 있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튿날, 행정쇄신위원회는 오후 전체 회의를 열어 전날 발표한 미성년자 음주,흡연 연령 조정방안을 논의했으나, 교육계와 종교계 등의 반발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내부지적이 제기되어, 당초의 방침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여덟째, 그러나 정부는 결국 1998년에 대대적인 법개정을 하기에 이르는데, 1999 1월부터 만 19세 이상인 대학생, 군인, 직장 청소년의 유흥업소 출입, 고용 및 음주를 법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로써 약 73만 명에 해당하는 청년들이 추가로 합법적 음주를 허락받게 되었다.

게다가 90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도입되었던 유흥업소 등 식품접객업소의 영업시간 규제가1998 8월부터 전면 폐지되었는데, 전국의 룸살롱과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 17,000여개, 단란주점 24,000여개와 다방, 제과점, 일반음식점 등 61 2천 여 식품접객업소의 심야영업 규제가 완전히 풀리게 된 것이다.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해방 이후에 절제회를 비롯하여 각종 단체에서는 꾸준히 금주 및 금연 운동을 벌였던 것에 반해 정부는 오히려 현실적인 이유 등을 운운하면서 금주, 금연 제한 연령을 낮추는 시도를 하는 오류를 범했다.

최근에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취하는 태도는 항상 상업적인 이권을 도모하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회의 각 단체들이 서로 연합하여 정부에 대해 훨씬 더 강력하게 요구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다음 주에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서 우리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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