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레위기 2-3장, 잠언 18장, 요한복음 21장, 골로새서 1장

예수 그리스도께서 화목제물이 되시므로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와 교제하신다. 그리고 성도는 평화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다툼을 멈추고 화목하기를 힘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명령으로 주신 두 번째와 세 번째 제사는 소제와 화목제다. 소제는 종종 “공물”, 곧 봉신이 영주에게 지속적으로 바치는 충성의 선물을 의미했다. 하나님과의 언약관계에 있던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항상 충성을 표시하는 제사가 소제였다. 특히 제물에 항상 소금을 친 것은 “소금언약”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듯이, 제사를 드리는 자가 하나님과 영원한 언약 관계로 맺어졌음을 의미했다. 화목제도 언약의 주님에 대한 충성을 증명하는 제사였지만, 더욱 중요한 의미는 하나님과의 화목 즉 구원이었다. 화목제는 감사제, 서원제, 낙헌제로 나뉘었는데, 모든 제사에 공통적으로 화목(구원)이 들어 있다. 화목제에서 기름을 바친 것은 하나님께 자신의 생명 중 가장 좋은 부분을 드린다는 의미이고, 간과 콩팥은 성경에서 감정의 자리로 간주되므로 제사하는 자가 자기의 가장 깊은 감정까지 하나님께 드린다는 의미를 가졌다. 소제와 화목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성취되고 완성되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순종하셔서 의를 이루셨고, 자기의 생명을 드려 죄를 속하고 하나님과의 화목을 이루어주셨다.  

잠언 18장은 미련한 자와 명철한 자를 다시 한 번 비교한다. 1절과 24절은 각각 분열과 친밀함을 주제로 열고 닫는다. 그러므로 이 장에서 전체적으로 강조되는 것은 다툼과 화목이다. 미련한 자의 입술은 다툼을 일으킨다(6절).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다른 사람의 뱃속 깊이까지 내려가 상처를 준다(8절).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으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반드시 그 열매를 맺는다(21절). 가난한 자는 절박하여 간절하게 구하지만, 부자는 가난한 자를 돌보지 않은 채 냉랭하고 엄한 말로 대답한다(23절). 다툼이 일어나고 배반이 일어나면 형제와 화목하기가 견고한 성을 빼앗는 것보다 어렵다. 왜냐하면 다툼은 산성을 걸어 잠근 문빗장 같기 때문이다(19절). 재판(5절)과 송사(17절)와 제비뽑기(18절)가 다툼을 바로 해결할 수 있겠지만, 벌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화목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와 수단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화목하게 하신 사랑을 깨닫고 믿고 경험한 지혜로운 성도는 다툼을 일으키지 않을 뿐 아니라, 다툼으로 분열된 관계를 회복한다. 그리스도께서 막힌 담을 허신다(엡 2:14).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후에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셨다. 갈릴리에서 만나시겠다고 약속하신 대로(막 16:7), 제자들을 만나러 가셨다. 물고기를 잡으러 떠난 제자들은 깊은 실의에 빠져 있었다. 예수님을 배반하고 도망한 것에 대한 깊은 후회와 죄책감도 있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을 만나셨다. 공생애 사역 초기에 그들을 처음 부르셨을 때처럼 만나주셨다. 과거의 모든 죄와 허물들을 덮으시고 첫사랑으로 회복시켜주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와 나누신 대화는 이 회복의 정수다. 예수님께서 세 번 물으시는 동안 베드로의 심장은 두근거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눈을 마주치며 대답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의 허물을 덮으셨다. 베드로에 대한 깊은 사랑을 보여주셨고, 베드로도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을 다시 확인했다.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드로를 비롯한 모든 제자들을 그를 본받는 삶의 길로 보내셨다. 평화의 복음,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자들로 삼으셨다. 생명을 내어주면서까지 그 일을 감당하게 하셨다.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

사도 바울이 소아시아 리커스(Lycus) 계곡에 있는 골로새교회에게 편지했다. 그 지역에 있던 히에라볼리와 라오디게아 교회들도 이 편지를 회람했을 것이다. 바울은 교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과 사랑을 굳게 지키고 있음에 감사하고 칭찬함과 동시에, 그들에게 위협으로 다가오던 영지주의에 대항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탁월하심과 중심되심을 강조했다. 골로새서 1장에만 “그리스도 안에서”와 유사한 어구가 8회 나오고(2, 4, 14, 16, 17, 19, 22, 28), “그리스도로 말미암아”가 2회, “그리스도를 위하여”가 1회 나온다. 무엇보다, 15-20절의 ‘그리스도 찬가’는 창조와 구속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탁월하심을 찬송한다. 모든 만물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되어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었다.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죄인들을 구원하신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로 주셔서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셨다. 그러므로 모든 만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하고, 화목하고, 통일된다. 이 신비한 비밀이 사도에게 계시되었고, 그것이 교회에게 전달되었으며, 이제 교회를 통해 온 세상에 전파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창조하셨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창조를 이루셨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백성들과 교제하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하신 중보자이시다. 성도는 이 화목의 복음을 경험한 자들로서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감당한다. 하나님과 죄인 사이의 화목의 복음을 전파할 뿐 아니라, 성도 간에 실제로 화목하기를 힘쓰고, 다툼과 분열이 있는 세상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감당하여 화목하고 사랑하는 관계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