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레위기 26장, 시편 33편, 전도서 9장, 디도서 1장

하나님께서 온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시고, 그의 백성에게 안식을 주시며 안식을 명하셨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예배하며 삶을 누리는 자들은 이 안식에 거하고, 허탄한 것들을 쫓는 자들은 안식과 평화와 위로를 잃어버리고 방황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안식일 규정은 레위기 곳곳에서 반복된다(레 19:3; 19:30; 23:3; 26:2). 안식일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왕이신 하나님과 온전히 친밀한 교제를 나누는 날이다. 또한 자기의 힘과 노력을 의지하지 않고 온전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신앙을 표현하는 날이다. 안식일은 사실상 하나님께서 그의 왕국을 세우신 목적이다. 그러므로 만일 이스라엘 백성이 이 날을 지키면 그들에게는 안전과 평화, 번성, 창대, 새 곡식, 하나님의 성막 등이 허락될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평화롭게 거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에 그들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지 않으면, 그것은 곧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다는 의미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거부하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놀라운 재앙, 폐병과 열병, 눈이 어두워짐, 생명이 쇠약해짐, 패하여 도망함, 염병 등의 징벌이 일곱 배나 더할 것이다. 그들에게서 안식이 사라질 것이다. 그 대신 그들을 약속의 땅에서 쫓아내어 땅을 황무하고 황폐하게 하심으로써 그 땅을 강제로 안식하게 하실 것이다(레 26:34-35). 안식에 대한 하나님의 열심이 그들을 삼키는 것이다.

시편 33편의 시인은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고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노래한다. 특히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만드시고 그의 공의와 정의와 인자하심을 세상에 충만하게 하심을 노래한다. 그리고 하나님께 마땅히 드려야 할 경배와 찬양과 경외를 촉구한다(8절).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 곧 하나님의 기업으로 선택된 백성은 복이 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그들과 교제하시고 그들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기 때문이다. 세상의 많은 나라들이 자기의 군대와 마병을 의지하여 싸우지만, 많은 군대로 구원을 얻은 세상의 왕은 없다. 용사가 아무리 힘이 세어도 스스로 구원하지 못하는 법이다. 오직 여호와께서 그를 경외하는 자들, 곧 그의 인자하심을 바라는 자들을 사망에서 건지시고, 굶주릴 때에 살리신다. 그러므로 능력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에 거하는 백성들은 복이 있다. 그들이 할 것이라고는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사랑을 노래하고, 하나님을 예배하면서 하나님과 친밀하게 교제하는 안식을 누리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과 모든 일은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손 안에 있으므로 사람은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세상에서 무엇인가에 힘을 기울이고 사랑하고 애를 써도, 결국 선인과 악인, 깨끗한 자와 깨끗하지 않은 자, 제사를 드리는 자와 드리지 않는 자, 맹세하는 자와 맹세하지 않는 자에게 찾아올 결과는 동일하니, 곧 평생에 악을 품고 살다가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아담의 범죄 이후 하나님의 나라는 침노를 당했고, 죄가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여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을 떠나 자기의 욕심을 따라 살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평생 죄 안에서 사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는 기쁨으로 자기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포도주를 마시며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다가 스올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하나님 안에서 기쁨과 행복을 누리길 바라셨지만, 이제 사람이 누리는 것은 고작 그것이 전부다. 그러나 정말로 지혜로운 자들은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참된 안식과 삶의 기쁨을 바라고 추구한다. 지혜가 힘보다 강하고 무기보다 강하여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기쁨을 선사해 주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그레데 섬에서 사역하는 디도에게 편지를 보내 권면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심한 그리스도인들이 그레데에도 있었고, 그들을 통해 교회가 세워졌다. 이제 그곳의 목회를 담당한 디도에게 그곳에 세워진 교회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다스리고 확장해야 할지에 대해 교훈했다. 장로들과 감독에게 엄격한 자격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의 모임인 교회를 섬겨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교회 안에는 유대주의에 빠져 각종 율법과 정결규례들에 천착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 복음을 알지 못한 채, 옛 이스라엘의 율법이 참 하나님 나라를 세울 수 있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바울은 그것들이 “허탄한 이야기와 진리를 배반하는 사람들의 명령”일 뿐이라고 단호하게 가르쳤다. 그것들은 입으로만 하나님을 시인하고 행위로는 부인하는 것으로서 믿음의 가정들을 무너뜨리는 것들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디도와 장로들과 감독은 거짓된 가르침들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고, 참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교회를 바로 세우고, 하나님 나라를 바르게 확장시켜 나가야 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나라는 안식의 나라다. 안식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만으로 만족하고, 하나님을 즐거워하고,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것을 국시(國是)로 정하시고 그의 백성들에게 안식을 주심과 동시에 요구하셨다. 거짓 백성들은 안식을 싫어하여 자기의 욕심을 따라 안전과 평화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나라에서 쫓겨난다. 반면에 참된 백성은 자기를 의지하지 않고, 세상의 낙을 즐거워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최고의 낙으로 여기면서 나라 안에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