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방울 안마신 15세 내아들, 이미 알코올중독 덫에 걸렸다니…동아일보 생활/문화 A23면 2012.02.10 (금) 오전 3:29
술 한방울 안마신 15세 내아들, 이미 알코올중독 덫에 걸렸다니…
동아일보 생활/문화 A23면 2012.02.10 (금) 오전 3:29
○ 알코올중독자 자녀 뇌도 변형
미국 오리건 건강과학대 심리학 및 행동 뇌신경과학과의 보니 네이절 교수팀은 알코올중독 가족력이 있는 청소년 18명과 일반 청소년 13명에게 ‘휠 오브 포천’이라는 배당률 게임을 시켰다. 이 게임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택하면 지급받는 돈이 적어지도록 설계됐다.
연구진은 실험하는 동안 의사결정이나 자제력을 발휘할 때 움직이는 전(前)전두엽과 소뇌의 반응 차이를 보기 위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참가자들의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알코올중독 부모를 둔 청소년은 일반 청소년보다 전전두엽과 소뇌의 활동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상 취해 있는 알코올중독자의 뇌처럼 이들의 뇌도 자제력과 판단력을 발휘하는 데 취약하다는 의미다.
실험 참가자들의 나이가 태어나서 한 번도 술을 마셔본 적이 없는 13∼15세다. 이들의 뇌가 이렇게 된 것은 유전 때문에 뇌 자체가 술을 잘 받아들이도록 알코올중독자의 뇌로 변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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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 7∼12주의 음주, 치명적
임신 중 엄마가 먹고 마시는 것은 태아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술을 마시면 안면기형을 동반한 태아알코올증후군이 올 위험이 매우 높다. 태아알코올증후군은 임신부의 음주로 인해 태아에게 나타나는 신체적 기형과 정신적 장애를 말한다. 이 병에 걸린 태아의 얼굴은 인중이 짧고 코가 낮고 짧으며 눈이 작다. 이 외에도 심장 기형, 소뇌증, 척추 기형이 나타나고 주의 집중 이상, 과잉 행동, 지각 이상 등 정신적 장애가 나타난다.
특히 임신 7∼12주에 술을 마시면 태아알코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소아청소년과의 하루나 펠드먼 박사가 1978∼2005년 캘리포니아에 사는 여성 992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음주 패턴과 알코올 흡수 시점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이 연구 결과들은 ‘알코올중독: 임상-실험연구’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