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여자 절제회 - KWC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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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Than Conquerors

절제회 | 2018.04.04 16:37 | 조회 800



<마지막 면회>

주광조(2004), 죽음을 이겨낸 영원한 삶 JCR 114.


"내가 들어가면서 문을 천천히 열 테니까 문 안에 있는 너희 아버지 얼굴을 한번 보아라."


어머니는 오후 4시에 면회실로 들어가면서 문을 천천히 여셨다.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7~8미터 앞에 푸른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빡빡 깍은 채, 아버지께서 나를 보시며 웃고 계셨다.

아버님의 얼굴을 3초 정도나 보았을까? 보자마자 어린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3년 동안 아버지께 큰절을 못했는데 큰절을 해야겠다.'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달리 방법이 없어 차렷 자세로 아버지를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여 큰절을 했다.

그리고 다시 아버지를 보고자 머리를 들었을 땐 이미 아버지의 모습은 없어지고 눈 앞에 붉은 철문이 닫혀 있었다.


<따뜻한 숭늉 한 그릇 먹고 싶은데>

주광조(2004), 죽음을 이겨낸 영원한 삶 JCR 119-124.


아버지는 간수의 등에 업혀 나오셨다.

한 간수가 업고 두 간수가 엉덩이를 받치고 나왔는데, 그 주 목사님을 맞이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꼭, 꼭 승리하셔야 합니다. 결단코 살아서는 이 붉은 문 밖을 나올 수 없습니다."

남편의 마지막을 바라보면서 가슴 찢기는 아픔을 느끼셨겠지만 어머니는 아버지께 이렇게 첫 마디를 꺼내셨다.

그 어머니의 말을 받았던 아버지는 거기에 화답하듯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그렇소. 내 살아서 이 붉은 벽돌문 밖을 나갈 것을 기대하지 않소. 나를 위해서 기도해 주오.

내 오래지 않아 주님 나라에 갈 거요. 내 어머니와 어린 자식들을 당신한테 부탁하오.

내가 하나님 나라에 가서 산정현교회와 조선 교회를 위해서 기도하겠소.

내 이 죽음이 한 알의 썩은 밀알이 되어서 조선 교회를 구해 주기를 바랄 뿐이오."


어머니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따로 부탁할 말씀은 없으시냐고 했더니 아버지께서는 손을 한번 흔들어 주시더란다.

그러면서 어머니를 돌아보시며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하셨다고 한다.

"여보! 나 따듯한 숭늉 한 그릇 먹고 싶은데.."

이 말씀이 나의 아버지 주 목사님이 살아서 하신 마지막 말씀이셨다.


이 면회가 이루어진 다섯 시간 뒤, 4월 21일 금요일 밤 아홉시, 해방되기 1년 4개월 전에

나의 아버지 주기철 목사님은 6년의 옥고 끝에 이렇게 순교하셨다.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

주광조(2004), 죽음을 이겨낸 영원한 삶 JCR 128-129.


어머니는 한 손에 알콜병을 들고, 한 손에 솜을 든 채로 할머니와 뒤에서 울고 있는 여자 성도들을 번갈아 보시더니

아주 조용히, 그러나 엄숙하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분! 지금은 울 때가 아니에요.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

주 목사님은 나약해서, 힘이 모자라서, 무식해서 죽은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말해야 할 때 벙어리가 될 수 없어서,

당연히 가야할 길을 도망치거나 피하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당연히 죽어야 할 이 시간에 살아 남을 수 없어 죽었을 뿐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는 자만이 그리스도와 더불어 영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불쌍한 나의 할머니와 산정현 교회 성도들을 향해서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이었다.


-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거늘 어찌 내가 이 죽음이 무섭다고 내 주님을 모른 체 하오리까.

주님을 위하여 열 번 죽어도 좋지만 주님을 버리고 내가 백 년, 천 년 산들 그것이 무슨 삶이리요?

오직 일사각오가 있을 뿐이오니 이 목숨 아끼다 우리 주님 욕되지 않게 사망의 권세에서 나를 이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기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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