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여자 절제회 - KWCT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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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는 세상을 바꾸는 작은 씨앗이다.

절제회 | 2017.12.01 16:29 | 조회 9121
‘절제’는 세상을 바꾸는 작은 씨앗이다. 그리스도인의 마음에 심어지면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라디아서 5:22~23) 성경에서 말하는 ‘절제’는 헬라어로 엔크라테이아, 즉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절제는 그리스도인의 마음에 심어지면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작은 씨앗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민들레 홀씨처럼 세상으로 날아가 세상을 바꾸는 작은 씨앗이 돼야 한다.

신학자들은 바울이 ‘성령의 9가지 열매’ 중 ‘절제’를 마지막에 언급한 것은 바로 이 덕목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절제 없이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절제운동과 기독교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 왔다. 한국에 처음 입국한 선교사들은 한국인의 경제적 궁핍과 건강 저해 요인으로 술과 담배, 도박 등을 지목했고 입교하는 기독인들에게 금주·금연 규율을 권면하기 시작했다. 한국교회가 금주운동을 전개한 것은 1910년대 무렵이다. 이후 절제운동은 경제영역까지 확장됐고, 1930년대에 들어서는 축첩폐지, 공창폐지, 미신타파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기독교적 개혁운동으로 확산됐다. 금주·금연을 통한 자기 개혁이 사회개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절제 정신을 한국교회에 전해준 한 여성 선교사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절제 정신을 전해 준 영국인 선교사 
한국 교회사에서 그에 대한 기록은 단 한 줄이었다. “1923년 5월 미국의 절제운동 지도자 틴링(C I Tinling)을 초빙해 전국 교회와 기독교 학교에서 순회강연을 개최했다.”(‘기독교, 한국에 살다’ 중에서)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연혁에는 “중국에서 온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선교사 틴링(Tin Ling)양이 절제회를 당시 조선에 처음 소개함”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덕주 교수가 쉽게 쓴 한국교회 이야기’에 역시 “1923년 5월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파견한 순회강사 틴링이 내한해서 전국을 돌며 금주운동을 펼쳤다”고 나온다. 

1923년 5월, 크리스틴 틴링 선교사(왼쪽 세 번째)와 앨리스 아펜젤러(오른쪽 두 번째) 이화학당 교장이 학생들과 함께 했다.

크리스틴 틴링(Christine Isabel Tinling 1869~1943)은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가 1903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한 ‘제6회 세계대회’에서 임명된 9명의 절제 선교사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중국인이 아닌 영국인 목회자의 딸이었다. 그가 조선을 방문했을 당시 54세의 적지 않은 나이였다.

그는 6개월 이상 조선에 머무는 동안 평양 송도 해주 원산 광주 대구 등지를 순방하며 신학교, 성경학교, 기독학교에서 금주, 금연을 주제로 절제강연회를 펼쳤고 이것이 국내 절제회 조직의 동기가 됐다. 그는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절제운동을 목도했다. 이런 사실은 그의 저서 ‘일본에서 예루살렘까지(From Japan to Jerusalem, 1926)’에 48페이지에 걸쳐 수록돼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내용이다.

“새로운 움직임을 위한 적당한 시기로 판단돼 외국인 선교사들이 연방평의회에서 절제회를 창립했다. 절제회의 주 목표는 한국인들이 나라의 권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었으며 한국인 여성들에게도 그들의 리더십을 발전시키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다. 서울에서는 안나 B 채핀이 몇몇 한국인 리더들을 초대해 순조롭게 모임을 가졌다. 같이 모였던 젊은 여성들의 지적 수준은 그 모임에서 영어 통역이 꼭 필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일본에서 예루살렘까지’ 중에서)

또 그는 선교사들과 함께 배재학당, 이화학당, 송도학교, 그리고 연세대 전신이었던 조선대학교를 방문해 절제 특강을 하고 술과 담배, 마약의 해독을 일깨웠다. 

“배재학당 학생들에게 술과 담배에 대해 며칠 동안 강의하고 있을 때 아펜젤러(아펜젤러의 장남)는 학생들에게 학교 서약을 발표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배재 서약’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은 25세가 넘기 전까지는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을 것을 맹세했다. 25세가 되기 전까지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남학생은 평생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서약이었다. 294명의 남학생들이 서명을 했고 15명의 한국 교사들 또한 동참했다. 행사가 끝나자 한 교사는 ‘저를 사용해주세요. 사용 받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일본에서 예루살렘까지’ 중에서)

당시 이화학당 교사로 틴링의 통역이 돼 금주 강연회에 동행했던 손메레가 틴링 강연회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절제운동을 적극 추진하기로 결심, 장로교회 감리교 교회 여성 지도자들을 규합해 1923년 9월 조선여자기독교절제회를 창설했다. 일제하에 국권을 상실했던 나라가 국제사회에 조선이란 이름을 알린 것이다. 대한여자기독교절제회의 출발이다. 

그는 초대교회 부흥 현장을 방문하면서 희망에 가득한 감상을 남겼다. 특히 김익두 목사의 초대로 수천명이 모인 집회에서 술과 담배, 마약의 해독을 강연했다는 것을 기록했다.

“김익두 목사는 매일 신자들과 얘기를 나누도록 나를 초대했다. 오후에는 천막에서 전도하는 모임을 가졌고 2000명 정도의 큰 규모로 자주 모였으며 천막 밖에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다.”(‘일본에서 예루살렘까지’ 중에서) 

‘일본에서 예루살렘까지’ 표지.

또 조선에 머무는 동안 마지막 방문한 광주의 한센병 환자촌 이야기를 기록했다. 환자들이 당시 9만명 정도 되는데, 보호소는 5000명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었다. 보호소 안의 환자들은 바깥에 있는 환자들이 얼어 죽을까 봐 겨울에 먹을 것을 절약해서 도왔다는 이야기를 기록하며 어려움 가운데 이웃을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교회사에 단 한 줄 언급된 한 여성 선교사가 1923년 한국에 와 전해 준 ‘절제’의 정신은 현대에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한국의 절제운동은 지금까지도 금주·금연은 물론 자녀의 절제교육 등 한국 기독교인이 지켜야 하는 덕목으로 자리를 잡을 정도로 성과를 거두었다. 그동안 1932년 ‘미성년자 음주금연법’, 1938년 ‘청소년보호법’을 이끌어냈다. 절제회는 매년 금주, 금연, 마약퇴치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절제 팸플릿을 제작해 군대와 중·고등, 대학교에 배포하고 태아알코올증후군(FASD)을 알리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작은 씨앗 
김정주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 부회장은 “절제란 두 글자를 통해 21세기 인류 사회가 앓고 있는 중독이라는 질병의 현주소를 재발견하게 된다”며 “절제운동은 성령의 은혜로 중독성 있는 것을 금하고, 선한 일에 충성하도록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교회와 부모들은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린도전서 3:17)는 말씀을 붙들고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이 음주문화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절제는 그리스 시대에 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윤리적 덕목이었으나 현대는 공동체 모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됐다. 바울은 욕망의 통제로 절제를 말했다.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고전 9:25)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구성원이 많은 공동체는 건강하다. 어느 때보다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필요한 때이다. 


절제에 하나 더 

셰익스피어 작품 속 알코올 
크리스틴 틴링 선교사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의 여러 나라를 순회하며 책을 저술한 작가이기도 하다. ‘중국 이야기’ ‘일본에서 예루살렘까지’ ‘선교지 기억들’ ‘바바리의 예산’ ‘인디아의 여성들’ ‘알코올 문제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단상들’ 등이 있다. 

1917년 출간한 ‘알코올 문제에 대한 셰익스피어의 단상들’은 ‘오셀로’ ‘햄릿’ ‘맥베스’ 등 작품에 등장하는 ‘술의 역할’을 분석해 흥미롭다. 

‘오셀로’에서 베니스의 장군 오셀로는 원로원 의원의 딸 데스데모나를 아내로 맞는다. 그러나 부관의 지위를 카시오에게 빼앗긴 이아고가 음모를 꾸민다. 이때 이아고가 카시오를 무너뜨린 무기는 한 잔의 술이었다. 셰익스피어는 ‘한 잔의 술’이 어떻게 무서운 파멸을 이루는 마귀의 도구가 됐는가를 카시오의 독백을 통해 잘 보여준다. 군인에게도 가장 큰 적은 바로 ‘술’이라고 카시오는 고백한다. “너, 보이지 않는 술아! 만약 네가 알려진 이름이 없다면, 우리는 너를 마귀라고 부르겠다!” 오셀로에서 셰익스피어는 ‘한 잔의 술’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서 인생을 망하게 한다는 것을 생생하게 경고한다. 

또 ‘맥베스’에서 맥베스가 착한 던칸왕 살해를 주저할 때, 맥베스의 부인은 한 잔의 술로 시종들을 잠재우고, 남편을 왕좌에 앉히기 위해 악을 향해 용감하게 달려간다. 그는 고백한다. “그자들을 취하게 만든 술이 나를 용감하게 만드는구나.” ‘햄릿’에서 햄릿은 아버지의 장례식에 찾아온 친구 호레이쇼에게 술에 취해 망해가는 덴마크의 상황을 한탄하며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많은 업적을 우리가 남길지라도, 이 술 마시는 습관은 그 영광을 다 빼앗아 버리고 우리 국가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특징을 탈취해 버릴 것이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7년, 틴링 선교사는 셰익스피어 문학에 나타난 술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알코올이 뇌세포를 파괴해 인간의 판단력을 저해하며, 아무런 가책 없이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것을 증거했다. 이는 최근 의학 연구들과 일치한다. 

우리의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린도전서 3:17)는 말씀을 붙들고 교회와 부모들은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이 음주문화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해야 한다.

이지현 선임기자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1947330&code=61221111&cp=z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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